여의도行 靑 출신 인사들에 민주당 현역들 긴장감 고조

21대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별로 선거 승리를 위한 준비에 나선 가운데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과제가 대조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이 집중하고 있는 과제의 성사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날 것이라는 관측인데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조율’에,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에 방점을 둔 모양새다.

우선 여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전 대변인,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의 1기 참모진과 김영배·김우영·민형배 비서관 등에 이어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중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출마를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도 강기정 정무수석과 고민정 대변인의 출마설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생활을 잠시라도 했던 수석 및 비서관들 중 자천타천으로 총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만 대략 30여 명에 달한다.

행정관급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후보군은 5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이 불거질 때마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이력을 필살기로 삼은 이들과 힘겨운 경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총선 경선 여론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 이름이 실린 청와대 근무 경력 등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소위 ‘문재인 파워’에 대한 당내 현역의원들의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워낙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인해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현역의원 및 원외위원장의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는 곳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 갈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에선 당청 간 조율을 시작하는 듯하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양 원장은 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헌신과 희생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필요하다면 악역을 자처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재빠르게 당청 간 조율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는 위기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진박 논란이 이는 등 당청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총선에서 패배했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출신 인사들과의 조율을 절실하게 느끼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당은 보수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보수진영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나뉘었다.

분열은 곧 패배로 이어졌다.

보수진영은 계파갈등이 극에 달했던 2016년 총선과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수진영 분열 후 있었던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했다.

총선이 다가오자 보수진영에선 현재의 상태로 총선을 치를 경우 필패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보수통합론을 꺼내들었고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제시하면서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보수통합이 성사될 경우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3대 요소 중 하나인 구도가 뒤흔들리는데다 수면 아래에 몸을 꽁꽁 숨기고 있는 샤이보수층이 몸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의 1차적인 통합 목표는 바른미래당의 유승민계로 통하는 개혁보수 진영인데 욕심을 내서 합리적 중도를 자처하고 있는 안철수계도 호시탐탐 통합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쉽지는 않다. 보수통합의 난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발생한 간극을 메우기가 만만치 않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당 안팎의 반발이 생각 외로 거세다.

또한 진정한 보수통합을 위해선 우리공화당과도 손을 잡아야 하지만 이럴 경우 중도층의 흡수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여기에 통합의 대상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은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선 창당, 후 통합’의 입장을 밝히는 등 당장 한국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긋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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