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욱 씨, 국민신문고에 학살현장 역사발굴 필요성 제기

▲ 전직 공무원인 정동욱 씨가 진주시청 기자실에서 언론인들에게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6·25 사변 당시 북한 인민군에 의해 학살된 수백 명의 진주시 공무원에 대한 유해 발굴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직 소방관 출신인 정동욱(65) 씨는 지난해 12월 국민신문고에 ‘진주시 공무원 학살현장 발굴’ 민원을 제기했고, 이같은 사실이 6·25를 전후한 시점에 지역사회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동욱 씨는 최근 진주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지역언론인들에게 민원제기의 배경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처가 친지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며 “당시 북한 인민군들이 진주까지 남침해 부산과 마산으로 대피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지금의 문산초등학교에 매일 출석 점호하며 공산당 사상교육과 제식훈련 등을 받고 귀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느 날 급한 용무가 생겨 조금 늦게 문산초 인근에 도착했는데 학교가 조용해 인근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아침에 인민군 트럭 수십 대가 수백 명의 공무원을 싣고 사라졌다. 급히 피하라’고 해서 도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수많은 공무원들을 두번 다시 보지 못했다고 한다. 유일하게 생존했던 처가집 그분도 돌아가셔서 세상에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들의 유족들을 위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살된 위치’와 관련해서 그는 “문산읍에 살고 있는 노인들에게 물어보니 지금 한국국제대 정문에서 진성가는 500m 지점 저수지 골짜기에서 수많은 유골이 나왔다고 한다”며 ‘지리적 개연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그는 “‘덮여지고 숨겨진 역사’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부채의식을 느낀 처외삼촌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며 “당시 (유족들도) 사회분위기로는 자칫 보도연맹으로 오해받을까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세월이 흐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주시 관내 공무원이면서 행방불명 된 사람의 유족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데 국가기록원에도 그런 자료가 없고, 일선 지자체의 기록도 중구난방이며, 60년대 이전에는 기록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다행히도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통과돼 오는 12월 중순에 2기 과거사위원회가 꾸려질 전망으로 ‘6·25 당시 학살된 진주시 공무원들의 유해 발굴’에 관한 조사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이와 관련, 정동욱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들과 그 유족들을 국가차원에서 위로해주고 그 유해를 발굴해 유가족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발품을 파는 수고로움이 헛되지 않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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