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초대형원유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대우조선 제공/뉴스1)

대우조선해양 해양일감 거의 소진

삼성重도 내후년이면 일감 떨어져
변광용 거제시장 CBS 인터뷰서 위기 호소

바다 위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설비인 해양플랜트 수주 가뭄이 결국 수천 명의 대형 조선사 협력사 직원들의 실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국 조선업에 드리운 또 하나의 악재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에서 해양플랜트 일감 부족으로 최대 8천 명의 협력사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에 남은 일감마저 곧 소진될 것이라는 ‘수주 절벽’을 마주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달 30일 경남CBS와의 인터뷰에서 해양플랜트 일감 부족으로 인한 위기를 강조했다.

변 시장은 “현재 양대 조선소에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원들 숫자가 최대 8천 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적어도 5천 명~6천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실직자들 개인의 문제이자 지역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을 빨리 준비하는 것이 아주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거제시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제작과 관련한 협력사 직원 수는 8천 명 정도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조만간 해양플랜트 수주 일감이 없어지고, 삼성중공업도 2022년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 2기를 제외하고는 추가 수주를 받지 못해 내후년이면 해양부문 일감이 바닥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양부문 일감이 조만간 소진되는데 해양부문 근로자들을 타 상선부문으로 보내고 필수 인력만 유지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일단 2022년 인도분까지 해양부문 일감이 남아 있지만 추가 수주에 더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부문 일감 소진으로 조선업계 근로자 실직 위기의 확실한 해법은 발주가 재개되는 것뿐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저유가 시대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60달러 이상이 돼야 해양플랜트 채산성이 좋은데 현재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에 머물러 있어 발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LNG(액화천연가스) 수요 감소는 해양부분 발주를 더 늦어지게 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주요 해양프로젝트는 올해 최종 투자 결정이 연기되거나,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부문 일감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진정세와 유가·LNG가격 상승이 동반돼야 한다”며 “해양부문 일감 감소에 대응하는 뾰족한 수는 현재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달 30일 언론과의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시 차원에서)중소기업육성자금, 청년채용기업 인건비 등을 지원해 협력사 경영 안정과 근로 환경개선을 도모하고, 여기에 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새로운 조선업 고용안정 모델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며 “조선업이 거제의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건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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