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와 확연히 다른 수위를 보이고 있는 진양호 남강댐 밑 교각

본류 및 사천만 쪽 포함 초당 6000t 방류…주민들 “죽을 맛”

‘남강댐 방류량 증대’ 방안 검토, “철저한 수해대책 전제돼야”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복구에 경남 일선 시군들이 여념이 없는 가운데 남강댐 저수율과 방류량 조절 등에 대해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적으로 쏠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부경남 주민들의 식수원이면서 홍수조절 등 다목적 기능을 하는 남강댐의 담수 총량은 3억920만 t이다. 수심이 낮은 접시 모양이어서 넓은 유역 면적에 비해 다른 댐들보다는 저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난 8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예상외의 집중호우가 내리자 진주시내 방향인 본류쪽으로 600t, 사천만 방향으로 5400t 등 총 6000t이 매 초당 방류됐다.

이로 인해 사천만일대 어민 피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진주시에서도 내동면일대의 급작스런 침수는 물론 주요 교각 인근 도로가 사전에 충분한 예고 없이 통제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11일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에 따르면 집중호우 당시 남강댐의 저수율은 ‘최고 93.7%’까지, 그리고 해발고도 기준 댐의 정상 높이가 51m인 상황에서 최고수위가 ‘무려 44.46m’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남강댐관리단도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엄청난 물폭탄으로 관리수위 46m에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당시 긴박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수위가 더 올라가지 않고 유입량 피크가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위기를 피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남강댐 방류량은 ‘초당 방류량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18년 전인 지난 2002년도 태풍 ‘루사’ 때 이번과 비슷한 규모인 본류 방향 초당 500t, 사천만 쪽으로 초당 5430t까지 방류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다행히 진주지역에 폭우가 잠시나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기에 망정이지 한나절만 더 지속됐더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이상 기후변화나 태풍이 본격 시작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즉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단순히 하늘만 바라보고 비가 많이 오고 적게 오느냐에 목을 내걸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거나 “남강댐의 저수량을 늘리거나 남강댐을 더욱 보강하거나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강댐관리단 관계자는 “현재 최대 초당 방류량이 본류 쪽으로 1000t, 사천만 쪽으로 6000t 정도가 나갈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예측을 벗어난 홍수가 시작됐을 때 ‘방류능력을 더 키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본류 쪽으로 2000t, 사천만 쪽으로 1만2000t 정도로 확대하려고 수문을 확장한다거나 그에 상응하는 사업들을 ‘남강댐치수능력 증대사업’의 이름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댐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더 방류해야 하므로 수문을 더 건설한다거나 터널을 짓는다거나 해서 댐이 붕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그 추진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본류와 가화천 방향으로 역대 최고량을 방류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재산피해와 어업피해 등은 상상을 초월한 상태다. 최우선적으로 ‘철저한 수해대책’ 수립이 전제되지 않은 방류량 증대 구상은 비록 그것이 댐 붕괴 등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일지라도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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