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일부 완화…‘자율과 책임’ 더 커졌다

두 달 넘게 이어졌던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상당한 폭으로 완화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각각 낮춰 15일부터 시행한다. 경남도 역시 설 연휴 기간 코로나 상황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정부 지침대로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1.5단계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으로 그동안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클럽·룸살롱 등 유흥 시설은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졌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여전히 300명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등 '3차 대유행'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은 불안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거리두기를 느슨하게 하면 심리적으로 이완되는 등 감염 확률은 당연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0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다소 줄어들면서 이틀 연속 300명대를 이어 갔다. 도내에서는 설 연휴 동안인 14일 오후 5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었지만, 11 ~13일까지 거리두기 위반사례 18건이 적발되는 등 이완된 분위기가 문제가 됐다. 이번 거리두기 완화조치 효과는 국민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인원수나 카페에 머무는 시간 등에 관한 제한과 권고를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번 조정방안은 영업장의 '문을 닫게 하는' 방역에서 '국민들이 스스로 실천하고 참여하는' 방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방역 고삐를 조금 늦춘 것을 가지고 '이제는 덜 긴장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결코 안 된다. 특히 오는 26일부터는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다음달이면 각급학교가 개학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방역 조치 완화가 자칫 재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종 영업 시설에서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3차 유행의 마지막 관문이 방역 수칙 준수에 달려 있다. 자칫하면 그간의 방역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4차 재난지원금…도움 필요한 곳 제대로 찾아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과 출입 인원 통제 등으로 영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소상공인들이 벼랑 위기에 몰리면서 문을 닫는 점포와 가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당정이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지원 방안이 확정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및 국회 의결 등 준비 과정을 감안하면 4차 지원금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지원 대상과 규모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도록 하겠다.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했다. 피해 업종은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계층에도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난지원금이 피해계층이나 업종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최적의 방안을 정부가 찾아주길 바라고 있다. 이는 재정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형평성에 맞게 지급되길 바라는 뜻에서다.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을 지원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전 국민 지급은 효과가 불투명하고 재정을 낭비할 수 있어 재고해야 한다.국제통화기금에서도 최근 "한국은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을 펼 여력이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부분에 선택적으로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경수 도지사도 지난 1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률지원 방안을 정세균 총리에 건의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가 제안한 정률지원 방안은 국세청이나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소득감소율과 같은 지표를 확인한 다음 실제 소득 감소 여부에 따라 구간을 정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현재 진행중인 제3차 재난지원금처럼 영업제한 업종이지만 소득이 줄지 않은 사업자들까지도 지원을 받게 되는 형평성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4차 지원금은 2, 3차 마찬가지로 피해 대상 지원 논의에 속도를 내되 정률지원 방식으로 피해 업종과 취약계층에 집중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