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후보 윤영석·주호영·정진석 등 10여 명 하마평
중진 등판론에…혁신 뒷걸음질 우려도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당권경쟁에 불이 붙었다.

차기 당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반문재인 중도층과의 연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하다.

국민의힘은 5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9일 “정양석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가급적 빨리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정 총장도 “이르면 이번주 중에 전준위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전당대회 준비기간은 한 달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초 전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합당 절차가 합의되지 않아 6월 초중순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당 대표에는 5선의 주호영, 정진석, 조경태, 서병수 의원과 4선 홍문표 권영세 의원, 3선 윤영석, 하태경 의원과 원외인 김무성, 나경원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도내 의원 중에선 윤영석 의원이 ‘젊은 당대표’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내대변인 경력이 있는 윤 의원은 원만한 소통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동안 경남 6곳을 비롯해 서울과 부산을 오고가며 국민의힘 압승에 힘을 보탰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이번주 중에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일 “아직 출마를 정하지 않았다. 의견을 더 들어볼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국민들이 바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충남 출신인 정진석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지역적 연결고리를 앞세워 그동안 ‘충청대망론’을 주장해왔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 범야권 통합 후 전당대회 수순으로 가는 게 국민들의 바라는 바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조기 전대를 주장하면서 일찍감치 전국을 누비고 있다. 홍문표 의원도 이미 당권 레이스도 돌입했다.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그는 조직 관리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권영세 의원은 당내에 드문 수도권 출신 중진이라는 게 최대 강점이다.

이렇게 ‘중진 등판론’이 제기되는 것은 실타래처럼 얽힌 정치적 난제를 풀고,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당 관리가 우선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중진들이 당 대표 전면에 나서면 당의 혁신 작업이 뒷전으로 밀리고, 계파 줄세우기 등 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 2030 세대 지지로 반전에 성공한 만큼 소장파 초선 의원들이 당 간판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영남당’ 이미지와 일부 구태의연한 중진들로는 당 개혁을 할 수 없다”는 혁신론이 높다. 초선 중에는 김미애·김웅·윤희숙·박수영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일부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김종인 위원장을 대표로 다시 추대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당을 떠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해서 재추대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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