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고우석, 김재윤 활약상에 1~3위 순위도 영향 치열한 순위 경쟁 속 마무리 투수 중요성↑

▲    왼쪽부터 삼성 오승환, LG 고우석, KT 김재윤/뉴스1

프로야구 상위 팀 간 막바지 순위 싸움에 불이 붙으면서 마무리 투수의 활약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자리를 놓고 삼성과 LG 간 경쟁이 치열하다. 

 

2위와 3위의 차이는 크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모든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는 단기전에선 상대적으로 체력을 비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2위 고지에 오르면 상황에 따라 1위 탈환 여지도 생긴다. 당연한 말이나 1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포스트시즌 때 더 여유가 생긴다. 이 때문에 KT는 선두 자리를 놓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잔여 경기 수를 고려했을 때 2위 그룹과 KT와 승차는 가시권이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이 살아 있다. 

 

매 경기가 결승전처럼 벌어지고 있는 흐름 속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올해 후반기 연장전이 폐지됐다. 1승이 절실한 상위 3개 팀에게 어쩌면 무승부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1~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 줄 마무리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다. 

 

지난 12일 광주(삼성-KIA)와 문학(LG-SSG) 경기가 좋은 예다. 2개 구장 모두 원정 팀인 삼성과 LG가 1점 차로 앞선 채 9회말을 맞았다. 각 팀 마무리 오승환, 고우석은 팀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일본과 미국 야구를 경험한 오승환은 현역 최고의 마무리 중 한 명이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특유의 담대함은 여전한 강점이다. 고우석 역시 소속팀은 물론 한국 야구 대표팀의 차세대 마무리로 평가받는다.

 

출발은 모두 불안했다. 오승환은 안타를, 고우석은 볼넷을 내주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오승환은 후속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고 팀의 2-1 승리를 지켰다.

 

안타 이후 투구 수도 8개에 불과했다. 복판에 다소 몰리기도 했으나 스트라이크존에 꽂힌 공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직구 구속은 전성기에 못 미치는 시속 140㎞ 중후반이었으나 안타로 연결된 타구는 단 하나였다.

 

반면 고우석은 고개를 숙였다. 볼넷에 이어 안타를 맞고 1, 2루에 몰린 뒤 결국 동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계속된 실점 위기는 병살타로 막았으나 LG는 4-4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시속 150㎞를 상회하는 빠른 공도 제구가 안 되니 위력을 잃었다. 

 

마무리의 경기력에 따라 팀의 희비가 갈렸다. 문제는 앞으로다. 살얼음판 순위 싸움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해서다.

 

이후 맞이하는 가을무대는 단기전으로 치러진다. 연투 상황도 잦은 데다 에이스급 선발 투수 맞대결로 박빙의 승부가 자주 연출된다. 이런 가운데 마무리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면 팀도 웃을 수 없다. 

 

고우석은 지난 12일 경기로 인해 시즌 6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LG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KT의 선두 질주에는 마무리 김재윤의 공이 크다. 김재윤은 지난 11일 LG전에서 데뷔 첫 3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반열에 올랐다. 

 

과연 어느 팀이 굳건하게 뒷문을 걸어 잠그고 정규리그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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