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송 거제비전 이사장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 홍보 영상으로 제작한 조선판 소리에 맞춘 서울시 홍보 영상을 보고 요즘 젊은이들의 '국뽕이 솟는다. 힙하다!'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배울 수 있었다.

올해는 헐리우드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를 패러디해 서산 갯벌을 배경으로 한 서산머드맥스편이 공개되자 역시나 많은 이슈 몰이를 했다. 공교롭게도 때마침 한국의 갯벌은 유네스코에 등재되며 세계자연유산이 됐다.

머드맥스편의 경운기부대원은 서산에 실거주하시는 고령의 어민들로 갯벌질주의 정수를 보여준다. 어르신들의 평생 일터인 깨끗한 자연 속에서 키워진 수산물이 가득한 서산갯벌로 향하는 것이다. 구식이라고 치부하던 경운기가 이렇게 멋져 보일 일이냐며 코로나 종식되면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등극했다.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동네의 자연스러움 속에서 우리만의 것을 표현해 주목받았다는 것에 우리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엄청난 자본을 들이고 자연을 훼손해 가며 인공물을 창조해야만 관광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전에도 필자가 언급했듯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는 ESG개념을 관광에도 접목시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시키면서 가공되지 않은 천연의 자연을 문화예술의 컨텐츠로 연결시킨다면 황금알을 낳는 관광산업으로 재창출이 가능하다. 어설픈 관광정책으로 거제의 자연환경과 해안선을 파헤치기보다 그리스 산토리니, 프랑스 남부의 니스 해변처럼 우리 지역의 자연적 특색과 생태를 이용한다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양양만 하더라도 해안을 따라 서핑하기에 좋은 파도, 즉 자연을 그대로 살려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시켰다. 엄청난 자본과 오랜 인프라 구축기간 없이 그동안 군사지역에 묶여 출입조차 어려웠던 방치된 해변을 최고의 체험관광 상품으로 탄생시켜 지역의 숙박과 식음료 사업과 연계시켜 하루 매출을 억 원대로 기록하고 있다. 자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거제는 리아스식 해안과 더불어 크고 작은 산이 아름답게 솟아 이뤄진 섬이다. 양양 버금가는 자연환경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관광 컨텐츠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고, 인건비 명목의 의미 없는 지원비 대신 이해관계가 없는 해변을 한정해 젊은이들에게 일할 공간을 제공해 준다면 우리도 서피비치 같은 매력적인 관광지를 통해 안정적인 관광업을 다양하게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젊은이들의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에 행정적인 지원, 교통인프라 구축 등 협업을 이뤄내어 우리 거제에도 발걸음 닿는 곳마다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관광지들이 마을마다 생겨나길 간절히 바라본다.
지금부터 선진 사례를 찾아서 본받고 거기에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더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구상될 것이다. 여기에 행정이 재정과 행정력을 쏟으면 거제는 명실상부한 자연관광지 또는 휴양지로 거듭날 수 있다. 있던 것을 뭉개고 무언가를 더 만들어 붙일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다듬는 것이다. 생각의 변화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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