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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1위 韓조선 LNG운반선 건조 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2019/02/10 [18:42]
강맹순 기자 강맹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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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기술력, 자동화된 공정…세계 시장 선도
특허권 독립, 저숙련 노동자 수급 문제 해결해야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일감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대형조선사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전 세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를 싹쓸이 하면서 7년 만에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수주량 1위의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주요 시장 분석기관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LNG 수요량 증가로 당분간 LNG운반선의 발주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한국 조선업계의 주요 먹거리가 될 LNG운반선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대우조선해양이 씨탱커스로부터 수주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LNG운반선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건조한 조선소

 

지난달 30일 오전 취재진을 태운 차량이 거제시 옥포항 인근으로 접어들자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옥포조선소는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북향인 구조로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정문을 통과해 조선소 안으로 들어서자 선박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부두로 실려 온 강재들이 조선소에 하나씩 쌓였고 완성된 선박 블록들이 조립을 위해 도크로 하나둘 옮겨졌다.
대우조선의 옥포조선소는 단일 조선소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LNG운반선도 건조 이력도 가장 많은 조선소다.


지난 1995년 첫 LNG운반선을 만든 뒤부터 지난해 말까지 130척의 LNG운반선을 인도했다. 또 지난해 12월 기준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39척으로 전 28.7%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이날 대우조선 야드 안벽에는 총 23척의 선박이 계류하고 있었고 이 중 60%가 넘는 14척이 LNG운반선이었다. 이 중 취재진은 씨탱커스(SEATANKERS)가 발주한 17만3400CBM급 LNG운반선에 직접 올라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이 건조 중인 선박을 내려다 보고 있다.   

 

◇기술력 바탕으로 LNG운반선 시장 선도

 

LNG운반선은 말 그대로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로 액화시켜 실어나르는 선박이다. 액화하는 과정에서 천연가스의 부피는 600분의 1로 줄어든다. 그래서 17만3400CBM 용량의 선박 1대 분량이면 한국 국민 전체가 1.5일을 사용할 수 있다.
영하 163도의 극저온의 액체가 담기기 때문에 LNG운반선의 화물창 설치에는 고도의 기술들이 적용됐다.
먼저 초저온의 온도를 견디기 위해 화물창은 선박의 외벽과는 거리를 두고 이중으로 만들어진다. 또 화물창 내벽에 화산재가 담긴 단열 나무박스를 두르고 그 위에 '인바'(Invar)라고 불리는 합금을 덧대는 단열 작업이 2겹에 걸쳐 진행된다.


여기에 더해 대우조선은 LNG가 운반과정에서 자연적으로 기화돼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물창의 압력을 높여주는 기술을 개발해 선박에 적용했다. 또 기화되는 LNG를 다시 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최신식 장비도 탑재됐다.

 

▲ 지난달 30일 건조 작업이 진행중인 LNG운반선 화물창 내부    


앞서 언급한 인바 강판을 이어 붙이는 작업도 고도의 숙련된 용접공만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는 90% 이상이 용접이 자동화됐지만 화물창 설치 작업장에는 기계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구간을 용접공들이 직접 처리한 흔적들이 보였다.


화물창에 쓰이는 인바 강판은 0.7㎜ 두께로, 이 강판들을 서로 녹여 이어붙이기 위해서는 초정밀 용접이 필요하다.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있는 용접공을 교육하는 데만 5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선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둘러본 LNG 화물창은 약 아파트 10층 높이로 뻥 뚫린 대형 콘서트장 같은 느낌이었다.
작업 현장에서는 직원들이 두명씩 짝을 지어 1차례 단열 처리가 된 화물창 내부에 두번째로 단열박스와 인바 강판을 덧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본래 4명이 해야 하는 작업이었지만 기계장비 도입을 통한 자동화로 작업 인원이 반으로 줄었다.


조선소 관계자는 이런 공정의 자동화 등을 통해 안벽에 머물며 작업해야 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NG운반선의 경우 조선소 안벽에서 주요 기자재와 부품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경쟁사들은 이 기간이 9개월 정도지만 대우조선은 이를 7개월까지 단축했다.

 

▲ 지난달 11일 프랑스 몽투아 LNG터미널(Montoir LNG Terminal)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2척이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환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특허권 독립, 인력 수급 문제 해결해야

 

대우조선은 현재 압도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수주하고 있지만 향후 사정이 녹녹지만은 않다.
먼저 국내 조선사들은 LNG운반선 건조의 핵심인 화물창 설계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선점하지 못해 해외업체에 지속해서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선반 설계회사인 GTT는 화물창 설계 특허를 사용하는 대가로 한국 조선사들로부터 LNG운반선 1척당 약 100억 원의 로열티를 받는다.
한국형 LNG 화물창 설계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우조선만 하더라도 자체적인 화물창 설계를 완성했다.
문제는 선주들이 믿고 주문할 수 있는 '시제품'이 아직 없는 것이다. 과거 다른 국내 업체가 독자 개발해서 제작한 LNG 화물창이 결빙 등의 하자가 발생해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다.


이에 조선소 현장 근무자는 "정부가 공공 발주를 통해 시제품을 생산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고가 났던 선박과 달리 기술개발은 완벽하다"면서 "정부 발주로 첫 선박을 건조해 신뢰를 얻게 되면 추후 다른 선주로부터의 주문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조선소 관리직원들은 현장에서 저숙련 노동자들이 원활하게 수급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으로 조선소 근무가 다른 직종에 비해 금전적 이점이 없어지면서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힘든 조선소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을 직종별로 차등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조선소를 기피하고 있어 생산직 저숙련 노동자들을 고용하려고 해도 미달이 되고 있다며 해외에서라도 노동자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현대중공업이 한국산업은행과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옥포조선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2위의 대우조선이 하나의 회사로 묶이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옥포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의 첨단 기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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