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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제 분만 인프라가 주는 의미 / 선거연령 하향 관련 매뉴얼 서둘러야
기사입력: 2020/01/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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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분만 인프라가 주는 의미 

 

거제시와 통영시, 고성군을 통틀어 유일하게 24시간 응급 분만과 미숙아 관리가 가능했던 거제 대우병원 분만·신생아실이 내달 1일 문을 닫는다. 출산율 감소에다 지역 내 출산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적자가 쌓여 분만실과 신생아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한 것이다. 도내 농촌지역은 분만병원이 없어 임신부가 출산을 위해 119 수송에 의존하거나 위험스레 오토바이를 타고 인근 도시로 가고, 심지어 출산 도중 산모가 목숨을 잃는 일도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다. 분만취약지역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분만취약지역은 해당 지역에 사는 가임 인구 여성 중 1시간 이내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에 도착할 수 없는 인구가 30% 이상인 지역을 말한다. 분만취약지역이 늘어나면 그 지역에는 젊은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2017년 12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없거나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이 어려운 지역은 63개 시·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이 해당한다. 저출산은 나아질 기미조차 없고, 특히 지역에 산부인과가 없는 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출산 장려 정책이 지금까지 헛다리를 짚어 왔다는 뜻이다. 적자가 뻔한 마당에 무작정 산부인과 분만체계를 유지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출산 의료 인프라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저출산으로 가뜩이나 산부인과 의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분만 의료수가와 의료사고 소송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분만실 문을 닫는 병원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일본은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산모에게 지원금을 주고, 불가항력적 분만사고 보상금을 국가가 부담하는 등 발 빠르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 산부인과를 살려냈다고 한다. 산모가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직무 유기다. 거제 대우병원 분만실 폐쇄를 두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특혜소지가 있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필요하다면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를 공공 의료시설도입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

 


 

선거연령 하향 관련 매뉴얼 서둘러야

 

 오는 4월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부터 투표 연령이 만 18세로 확대됨에 따라 교육당국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의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투표일 현재 만 18세에 이른 고3 학생도 참정권을 행사하게 됐지만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가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이 하향 조정된 데 대한 보완입법 조치를 여야에 요청했다고 한다. 자칫 학교 교실이 선거판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만 18세 유권자는 약 53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고3 유권자도 14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여야 정치권이 교실에도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예비후보자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 명함을 나눠주거나 정견을 발표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규정이 없다. 공부에 전념해야 할 고3 학생들에게 우리의 후진적인 정치 갈등과 대립이 악영향을 미칠까 심히 걱정되는 대목이다. 선거연령만 내렸을 뿐 선거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 내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매뉴얼조차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랩(Rap), 웹툰 등을 활용한 선거정보 제공, 선거 교육을 위해 교재 제작, 배부 및 전담인력 양성, 학교를 찾아가는 선거교육 실시, 포스터와 현수막 및 가정통신문 활용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선관위의 이 같은 대책은 세부적으로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학교 안에서의 선거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학생유권자의 선거법 이해 부족으로 인한 위법 사례, 교사들의 정치적 중립, 선거절차와 투표 방법 등에 대해 세심한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예비후보자들이 학교를 찾아가 명함을 나눠주거나 정견을 발표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규정이 없다. 고3 교실이 정치에 흔들리면 같은 울타리에 포함된 학교 전체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고3 교실이 선거 분위기에 들뜨지 않게 교육 당국과 교사, 학생, 학부모 간 협의가 필요하다. 각 정당들이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을 갖고 10대 유권자를 상대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교육 당국과 선관위는 고3 유권자들이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매뉴얼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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