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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기사회생…文정부, 병주고 약주고
기사입력: 2020/03/29 [18:36]
구성완 기자/뉴스1 구성완 기자/뉴스1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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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뉴스1)   



두산건설 지원 기초체력 약화에 '탈원전·발전시황 악화' 카운터펀치
원전 기술 경쟁력 약화 우려도 나와

 

두산중공업이 '기사회생'했다. 지난 27일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1조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두산중공업에 병을 주고 약을 줬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주기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대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부랴부랴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는 논리다.

 

◇탈원전 비판 시선 있지만 재무구조 부실은 복합적 이유


지난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같은 비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던 두산중공업이 세계 발전시황 악화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는 게 중립적인 해석이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이 두산중공업을 힘들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오롯이 현 정부의 정책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회사인 두산건설 지원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기 이후에 분양을 추진한 '일산 위브 더 제니스' 프로젝트에서 수조 원의 타격을 입었다. 이후 대주주인 두산중공업, 그룹 지주사인 ㈜두산 등이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 차입금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10여 년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지원한 자금은 2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이같은 두산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에 시달리며 회생에 실패했다.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인 발전시장의 글로벌 침체도 찾아왔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수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발전(석탄·원자력 발전 포함)부문 수주 잔액은 지난 2018년 13조4924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1조8183억 원으로 12.4% 감소했다.


수주 잔고 감소는 세계 석탄화력 신규발주 시장의 위축과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27일 "세계 각국의 발전 수요 감소, 원전 발전 지연 등 세계적인 트렌드에 의해 영업상 어려움이 온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석탄화력발전소 신규발주 최종투자결정은 2013년 76GW(기가와트)에서 2018년 23GW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 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됐다.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뉴스1 제공)   


◇원전 경쟁력 약화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


한마디로 두산중공업이 현재 유동성 위기에 놓이게 된 배경은 복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관련 고급 인력 유출 우려는 문제로 지적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의 국가경쟁력 약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자력 분야 글로벌 석학으로 2차례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한 정근모 전 장관은 최근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 원전 산업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한국의 원전 핵심 인력이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으면 경쟁 국가에서 러브콜이 들어올 것"이라며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하나의 징조로 볼 수 있는 만큼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정부는 국내서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해외 수출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 바이어들에게 의문을 주는 지점"이라며 "자국의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수출을 시도한다는 점은 원전 수출에 취약점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 상환 자금 1조 원으론 부족”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 원 지원방안과 관련해 "1조 원 한도 대출로는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할 자금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두산중공업 금융지원 방안 확정'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산은과 수은의 단독 프로그램으로 지원하지만 정부의 다른 지원책과 두산의 노력으로서 (대안을) 만들어야 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행장은 "(오너가)3세와 4세 보유주식들에 대해 순위와 관계없이 담보로 들어올 예정"이라며 "계열사가 가진 ㈜두산의 지분 등을 담보로 해 지원금에 상응하는 담보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지원안의 목적에 대해선 "수직계열화된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고민을 했다"며 "두산중공업이 우리나라 원전이나 발전 대부분을 시공하거나 관리하기 때문에 기간산업 보호의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 두산중공업 수주잔고 (두산중공업 제공/뉴스1)   


다음은 최대현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두산중공업 지원 목적은?
▶이번 지원 결정은 2가지 측면을 고려했다. 수직계열화된 두산그룹 계열사가 두산중공업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안정 차원의 지원이 필요했다. 전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고민도 했다. 산업적 측면에선 우리나라 원전이나 발전의 대부분을 시공하거나 관리하는 두산중공업의 중요성이 크다.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기간산업 보호의 측면이 컸다.

 

-1조 원 한도 대출을 하면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가?
▶1조 원 한도 대출로는 올해에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할 자금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회사가 연초부터 진행했던 자구책이 재무건전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지원금을 이 정도로 산정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프로세스가 지연되거나 변동되는 것은 감안해 딜 성사에 고민을 하겠다.

 

-1조 원 지원에 대한 금융사별 분담은?
▶한도 대출 형식으로 할 것이고 1조 원 내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5대 5로 한다는 원칙이다. 다른 채권은행이 들어오면 채권액 비율대로 안분액으로 나누게 된다.

 

-두산이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가치는 얼마인지?
▶담보가치는 계열사가 가지고 있는 두산에 대한 지분이다. 현물 출자된 두산메카텍도 담보가 되고 두산타워도 후순위로 담보제공이 된다. 담보가치는 비상장주식이어서 딱 어느 선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말한 금액(1조 원)에 상응하는 정도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본다.

 

-계열사와 대주주 자구 노력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두산그룹의 입장은?
▶3세와 4세가 보유주식들에 대한 순위와 관계없이 담보로 들어올 예정이다. 나머지 계열사 내에서 자구책을 만들어 조기경영 정상화에 책임 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측이 회사채 발행이 어렵다고 했는데 얼마나 어려운가? 정부 회사채 지원 방안도 있는데 받을 수 있나?
▶시장의 변화는 하루하루가 다르고 일주일 단위가 달라서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 이달 16일까지 회사채 정상적으로 발행되나 할증이 붙었다. 그러나 17일부터 기업어음(CD)과 전단채가 막혀 있다. 비슷한 기업의 신용을 가진 대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로썬 단독 프로그램으로 가지만 정부의 다른 지원책과 두산의 노력으로서 (대안을) 만들어야 가야 한다고 본다.

 

-두산중공업 원전과 관련해 국내와 해외 매출과 현황을 말해달라
▶2019년도 기준으로 회사발전 쪽에 매출이 2조2천 억이다. 석탄이 1조5천억 원, 원자력이 5400억 정도다. 해외가 1200억 원 선이고 국내 원자력이 4300억 원이다.
그래서 정책적인 변경으로 손실이 크다는 여러 논란이 있기도 했는데 저희가 파악하기에 회사가 2014년에서 2016년도까지 5조 원대의 평균 매출이 있었는데 2017~2019년까지 4조 원으로 떨어졌다.
1조 원 매출이 감소했고 해외발전 매출이 82% 차지한다. 각국의 발전수요가 감소했고 원전 발주가 지연되는 것도 있고 이런 것들이 세계적 트렌드라 영업에 어려움이 있다.

 

-두산중공업 채권이 채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나 P-CBO에 포함 가능? 두산건설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가?
▶채안펀드나 P-CBO와는 별개로 저희가 수은이랑 지원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자구안은 스스로 합리적으로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 계열사의 건전성이나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아서 사업 재편 등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희가 방법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의견을 개진할 순 없다. 자구계획이나 다른 방법 등을 그룹 내에서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

 

-저비용항공사(LCC) 등도 아주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가 지원계획이 있나?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지금 추진하고 있고 3월 말까지 많은 회사에 대한 지원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가 발표한 3천억 원 규모 이상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당초 7개 회사에 지원을 발표했지만 산은이 다 주채권 회사가 아니다.
(모기업이 있는) 계열사들은 다른 지원책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도 많다. 이에 대해선 정부 부처에서 고민들을 해야 한다. 추가 지원이 된다면 재편과정이나 이런 부분도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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