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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칼럼> 해운대 동백섬과 고운 최치원 선생
기사입력: 2020/07/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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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동백꽃은 1월에 꽃망울 맺어 3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룬다. 동백꽃은 눈 속에서도 피어, 고고함과 강인함을 상징한다. 필자에게는 세 개의 동백섬에 대한 추억이 있다.


필자는 중학교 수학여행에서 여수 오동도를 다녀왔다. 2년 전에도 필자는 대학친구들과 함께 2월 오동도에 들렸다. 섬은(매립됨) 여러 나무들의 군락을 이루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손수 심어서 활을 만들어 썼다는 해장죽(海藏竹)이 많다.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도'의 섬 이름이 되었다. 그렇지만 오동도는 무엇보다 동백나무가 제일 많다. 5천 그루 상당의 동백나무는 섬 곳곳에서 꽃을 피운다. 주민들은 동백꽃에 대해 "크기가 작고, 촘촘하게 핀다."는 특징을 자랑한다.


거제의 지심도가 있다. 필자는 1978년 거제에서 교사로 생활했다. 그때 3월에, 일운초교 지심도 분교(폐교)장의 초청으로 지심도에 갔다. 수목은 빽빽하게 들어 있었고, 이 중 70% 정도가 동백나무이었다. 그래서 '지심도'라기보다 '동백섬'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목의 관리와 보존은 잘 되어 왔고, 실제로 천년에 가까운 고목도 많다.


필자는 올해 늦봄에 부산 해운대 동백섬을 둘러봤다. 동백꽃은 다 떨어졌다. 역시 동백섬은 수많은 자생 동백나무와 해송으로 어울려졌다. 동백섬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발자취가 남긴 곳이고, 동백섬 정상에는 최치원을 기념하는 비, 동상, 해운정이 있다. 동백섬의 동남쪽 비탈진 바닷가에 넓은 암반 위에 '해운대(海雲臺)'의 글자가 새겨져(石刻) 있다. 필자의 학생 시절에 비해 지금은 동백섬의 중턱에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석각(石刻)을 보기에 편하게 되었다. 해운대(海雲臺)의 뜻은 '찬 기운이 따뜻한 공기를 만나 생긴 운무(雲霧)가 끼인 대(臺)'이다. '동국여지승람'의 동래현 편에는 "신라 최치원이 일찍이 대를 쌓아 유상(놀고 구경함)하였다는 유적이 있다. 최치원의 자(성인의 이름)는 '해운(海雲)'이다."라고 되어 있다. 또 고려말 정포(1309~1345)는 "대(臺)는 황폐하여 흔적도 없고 오직 해운의 이름만 남아있구나."라는 글이 있다. 이 같은 기록이 있음을 보면 고려부터 이미 동백섬에 '해운대의 석각(石刻)'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동백섬의 '해운대 석각(부산 기념물 제45호)'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그 설명은 "…최치원이 어지러운 정국을 떠나 가야산으로 입산하러 갈 때, 이곳을 지나가다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대를 쌓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을 음미하면서 주변을 거닐다가 암석에다 '해운대(海雲臺)'란 세 글자를 음각함으로써 이곳의 지명이 되었다고 전해온다…."의 내용이다. 최치원은 신분체계의 한계와 국정의 문란함을 깨닫고, 경주를 떠나 지방 직인 충청 서산, 함양 등의 태수(군수)를 지냈다. 신라말기 난세를 비관해 40세에 관직을 내놓고, 지리산의 쌍계사, 해운대 등 여러 각지를 유랑하다가 마지막으로 해인사에서 은거·여생을 마쳤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없다.


최치원은 천령군(함양) 태수로 재직했다. 그때 최치원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함양 위천강의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고, 둑 옆에 나무를 심는 대대적인 제방공사를 했다. 그 당시 강물은 함양읍의 중앙을 흘렀기 때문에, 빈번한 홍수로 어려움이 많았었다. 최치원이 조성한 '인공 숲(상림 : 천연기념물 제154호)'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숲 상림의 나무 종류는 4백여 개나 되고, 나무의 수령은 천년 정도가 된다. 그래서 7~8월 여름의 더위에도 상림의 숲속에 들어가면, 더위는 완전히 사라진다.


올여름에, 최치원 발자취가 담긴 동백섬과 해운대 해수욕장의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또 함양 상림의 숲속을 흐르는 수로(水路)에 발을 담가 더위를 식히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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