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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어머니의 빈자리와 비 내리는 고모령….
기사입력: 2020/09/22 [12:51]
권영수 마산운수(주) 관리상무·참사랑 봉사회 회장 권영수 마산운수(주) 관리상무·참사랑 봉사회 회장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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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마산운수(주) 관리상무·참사랑 봉사회 회장

이제 며칠 후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秋夕)을 맞이하게 된다. 매년 추석 연휴가 되면 3500여만 명의 민족 대이동으로 차량 행렬이 끝없이 펼쳐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연일 고향방문 자제를 강조하고 있어 예전보다 귀성 인파가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아주 어린 나이에 어머니에 손을 놓고 객지로 뛰쳐나와 고아 아닌 고아로 전전하면서 생일 없는 소년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존 법칙을 터득해 왔다. 또한 못다 한 지식을 쌓기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공부를 하면서도 정의(正義)를 위해 언론매체에 독재정권 퇴진이라는 글을 써오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했었다. 그 당시 고향에 어머니를 생각하며 힘과 용기를 얻었던 고(故) 현인 선생께서 불렀던 비 내리는 고모령이란 노래가사를 적어 본다.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오/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 턱을/ 넘어오던 그날 밤이 그리웁구나."


이 노래는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 현인 선생께서 불렀다. 이 노래의 줄거리인 모자(母子)의 이별과 애환이 깃든 대구 (경산)고모령 고모역(顧母驛)에서 얽힌 사연들을 담아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대구 동구로 편입된 (구. 경북 경산군 경산군) 고모역은 일제강점기 시설 일본(日本) 순사들이 징용(徵用)과 징병(徵兵)으로 강제로 아들을 끌고 가는 어머니와 아들의 생이별(生離別)로 눈물바다가 서려 있는 곳이다. 해방을 거쳐 1950년 6·25 한국전쟁 당시 지친 민중들의 가슴을 쓰다듬고 위로의 대표적인 대중가요다.


고모역은 81년의 역사를 묻고 2006년 11월 1일 아득한 망각 속으로 사라져갔다. 고모역에 가면 옛날 어머니의 눈물이 모여 산다는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곳에 적힌 애환(哀歡)과 눈물어린 글귀를 적어본다. "뒤돌아 보면 옛 역은 사라지고 시래기 줄에 얽혀 살던 허기진 가족들 부엉새 소리만 녹슬고 있다. 논두렁 사라진 달빛 화물 열차는 몸이 무거워 달빛까지 함께 쉬어가는 역이다."(박해수 시인의 글)


고모는 말 그대로 어머니를 보살핀다는 뜻이 담겨 있는 곳이다. 6·25 한국전쟁 발발 후 객지에 돈을 벌로 나가는 아들과 부등켜 안고 손을 놓지 못하고 눈물바다가 됐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부터 비 내리는 고모령이란 노래가 대중가요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포근하고 따뜻함을 주며 어머니의 품속 같이 느껴지는 영원한 안식처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다. 도시의 생활이 고달플수록 추석 명절을 그리는 마음은 더욱 애절해진다. 내가 태어난 고향은 부모와 자식 간의 소멸되지 않는 인정, 피보다 진한 사랑, 묘한 치유의 힘이 있다. 그것은 도시에서 상처입었던 마음과 고달픈 마음이 고향집에서 하루 이틀만 자고 나면 씻은 듯이 가라앉게 되는 것을 느껴왔을 것이다. 마치 어머니께서 어릴 적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면 약손처럼 낮게 해주던 묘(妙)한 신비한 힘이 있듯이….


한국인은 신명(神明)의 민족이다. 신명이 나면 어떠한 어려운 일도 잘 해낼 수 있는 반면 신명을 잃게 되면 쉬운 일도 매우 힘들어 하고 포기 하게 된다. 그래서 추석 명절은 단순히 흩어졌던 일가친척들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음식을 나눠 먹고 서로의 안부나 묻고 확인하는 그런 자리만은 아닐 것이다. 제각기 삶의 모퉁이를 지나온 사람들이 원초적인 공간에 모여 잠시나마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닥쳐올 지혜와 슬기로움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추석이 다가오면 밤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오래전 하늘나라로 가신 부모님께 무언의 기도(?)를 올리며 안부를 묻기도 한다. 부모님이 떠난 고향엔 동구 밖에서 기다려 줄 사람도 없거니와 추석날의 분주함 속에 오직 어머니의 빈자리만 있을 뿐이다. 오늘 밤도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을 모습을 그리며 이글을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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