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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돈맥경화’에 금리 인하는 독약
기사입력: 2020/11/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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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리학자·역사소설가

물가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주택도 예외일 수 없다. 수도권의 경우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니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에서는 기준 금리의 인하가 낮은 물가에 다소 도움이 된다고 하며 가계부채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가계부채에 문제가 없는 이유와 어떻게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혀야 한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대가 되면서 보험사는 역마진의 적자금리 시대에 들어섰고 기존에 판매한 상품에서는 손실을 봐야 한다. 은행은 0%대 순이자 마진율이 현실화되며 각종 대손충당금을 쌓기 위해 벌어야 할 이익률도 감소세를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것은 '과다한 부채'와 '사회적 비용의 증가', '사회 양극화 현상의 심화'라는 구조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한국경제가 최저금리가 주는 부채 확정을 통해 '부채의 덫'에 걸리면 결국 소비자들은 소비할 구매력이 더욱 제한돼 경제가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최저금리로 풀린 돈은 소비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자명하고 부동산시장에만 돈이 집결해 전세가격을 끌어올리고 아파트 가격은 상승으로 거품까지 끼게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인지 향후에 눈물나도록 느끼게 될 것이다.


금리 인하로 가계 부채가 더 늘어난 것은 분명한데 향후 금리가 본격적인 인상요인으로 돌입할 때 원리금과 이자를 과연 채무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리는 내리기는 쉽지만 올릴 때는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 현재와 같은 가계부채의 증가세에서 만일 환율이 폭등하면 화폐 가치는 몰락하고 이를 막기 위해 1~2% 정도의 금리 인상을 넘어 5~6%를 인상해야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정부는 생각이나 해 봤는지 모르겠다. 임금과 실업률 그리고 물가는 다 함께 경제학적으로 연관돼 있다. 임금이 높아지면 가처분 소득이 많아져 물가상승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기업의 수익률이 악화돼 실업자가 생겨 실업률이 높아지면 임금 자체가 저감하게 되면서 큰 문제가 된다.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어 소득이 없어져 이전보다 더 열악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그 결과 물가는 하락해 경기 침체가 온다.(일본이 과거 10년 동안 그랬다) 이에 따라 실업을 면한 사람들에 대한 임금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고 실직을 두려워해서 근로자들은 적은 임금으로도 기업에 들어가 일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높은 임금은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사협상에서도 근로자는 영원히 '을'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실업률은 높고 이로 인해 임금도 적으니 근로자들의 소득은 적어 물가는 낮다. 물가가 낮으면 경기침체라고 한다. 여기에다 경제 상승률까지 낮으면 스태크플레이션이 현상이 나타난다. 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기업의 투자다. 하지만 기업이 투자에 인색한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돈맥경화」에 걸린 것이다. 「돈맥경화」란 돈을 풀어도 실물경제로 돈이 흐르지 않고 기업 금고나 가계 장롱에 머무는 현상이다. 환언하면 개인들은 돈을 벌어도 쓰지 않고 기업들은 이익을 올려도 쌓아 두는 것이다. 가계는 전세금 상승, 고령화 노후대비,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기업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현금을 쌓아두고 있고 금융사들의 보신주의까지 가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돈맥경화」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는 독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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