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 시 스트레스로 많이 발생
김해시, 야생동물 방사 관리체계 개선대책 마련
방사 안전 확보 나서

지난달 15일 김해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을 기념해 열린 황새 방사 행사.
지난달 15일 김해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을 기념해 열린 황새 방사 행사.

최근 김해시에서 열린 방사 행사 중 폐사한 황새가 ‘비감염성 대사성 근육질환(Avian Capture Myopathy)’로 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과 김해시는 최근 폐사한 황세에 대해 전문기관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포획근병증’으로도 불리는 ‘비감염성 대사성 근육질환’으로 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비감염성 대사성 근율질환은 조류를 포획하거나 이동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동물질환으로, 방사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폐사했다는 추정에 힘이 실린다.

김해시는 지난달 15일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 행사에서 황새 3마리를 방사했다. 

이 중 두 마리는 하늘로 잘 날아갔지만 수컷 한 마리가 케이지에서 나온 직후 비틀거리다 고꾸라졌고, 현장에 있던 사육사와 수의사 등이 급히 사육장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폐사했다.

당시 황새들이 시장, 국회의원 등 내빈들의 연설을 기다리면서 폭 30~40㎝ 정도 크기의 케이지 안에 약 1시간 40분 동안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는 시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환경단체는 “뜨겁고 좁은 케이지 안에 황새가 오랜 시간 갇혀 있다 보니 스트레스·탈진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홍태용 김해시장이 지난달 23일 직접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에 시는 이같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야생동물 방사 전 과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시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 참여와 지역사회 협력 ▲안전기준 강화 ▲현장 대응력 제고 3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야생동물 방사 관리체계 개선대책을 마련, 추진한다.

먼저, 지역 전문가·단체·시민 협의체 운영으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한다. 방사 전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수의사, 사육사,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야생동물 방사 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방사와 관련된 정책 결정 과정을 지역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해 참여와 신뢰도를 높인다.

이와 함께 야생동물 방사 전 과정의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역할·책임을 명확히 한다. 

방사 단계별 야생동물 안전기준 체크리스트로 현장 위험 요인을 사전 차단하고 기관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관리체계 실효성을 제고한다. 

아울러 야생동물 방사 시 행사와 병행하지 않도록 하고 방사 시 야생동물이 방사지역에 시간을 두고 적응할 수 있도록 연방사 방식을 채택해 개체별 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사 과정 전반의 안전성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현장인력 교육 체계를 제도화하고 세부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한다. 현장 담당 인력에 대한 정기 교육과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김해시 야생동물 자연방사 운영지침을 마련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선대책으로 방사 전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야생동물 보호와 시민 신뢰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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