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축구단 ‘김해FC 2008’이 오랜만에 K3리그 우승을 넘본다.
시즌 28경기 중 16경기를 치른 가운데 성적은 11승 2무 2패, 승점 35점으로 순위표 최상단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최종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내셔널리그와 K3리그가 현재의 K3리그로 통합된 후 첫 시즌인 2020년, 김해시청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K3리그 초대 우승’을 이뤄낸 지 5년 만의 우승이 된다.
그간 한 시즌 단위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이 불가피한 세미프로 리그의 특성상 성적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 왔으나 다년간의 상위리그 지도자 경험과 김해시청축구단 수석코치 경험 등을 갖춘 손현준 감독이 지난해 부임하면서 2년 만에 팀을 우승권에 올려놨다.
최근에는 김해FC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K리그 가입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팀 성적과 경기력이 좋으니 상위 리그 진출을 위한 행정적 절차까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시가 김해시청축구단을 김해FC로 법인화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한 시기도 구단이 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직후다. 스포츠는 성적으로 말한다. 좋은 성과를 낸 구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음은 물론 더 큰 무대로의 도약을 꾸준히 준비해 온 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지역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김해FC의 K리그 가입 신청이 승인되면 구단은 당장 내년부터 K리그2에 참가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3부 리그 팀이 2부 리그에 올라간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선 현재 K3리그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프로축구에서 K리그~K리그2까지는 ‘프로리그’, K3~K4리그는 ‘세미 프로리그’로 분류되는데, K리그2와 K3리그 간에는 승격·강등이 없다.
이는 현재로서는 3부 리그 소속 구단이 아무리 잘해봤자 2부 리그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물론 오는 2027시즌부터는 K리그2~K3리그 사이에도 승강제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그때 김해FC의 성적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김해라는 도시가 가진 축구 인프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도 될 수 있다.
K리그 가입 조건에는 ▲지자체와 구단의 재정 안정성 확보 ▲홈 경기장 확보 및 운영 계획 ▲유소년 시스템 및 지역 밀착형 운영 계획 ▲축구연맹이 요구하는 행정·재정 요건 충족 등이 있다.
김해FC는 지난해 시가 전국체전을 치르면서 새로 지은 1만5000석 규모의 김해종합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어 시설·인프라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또 K3리그 팀 중 관중 수가 가장 많다. 이는 곧 인기의 척도다. 지난 6일 치러진 16라운드 홈경기의 경우 204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는데, 이 라운드 K3리그 7경기 관중 수가 526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김해FC 경기장 관중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 셈이다.
16라운드 기준, 여섯 번의 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누적 관중 수는 1만 4284명으로 집계됐다. 낙동강·불모산 더비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부산교통공사(8경기 3429명), 창원FC(7경기 3355명)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며 1만명을 넘는 구단도 15개 팀 중 김해FC가 유일하다. 이는 구단의 프로리그 진출이 시의 의지를 넘어 수많은 시민의 염원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 활성화 효과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 전환을 통해 경기 수 및 스포츠 콘텐츠 증가, 마케팅 시장 확대, 일자리 확보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구단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등 지역 경제 전반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현재 경남에서는 경남FC를 제외하면 프로축구팀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경남 유일의 지자체 단위 프로축구팀이라는 상징성도 챙길 수 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귀중한 도전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러 축구커뮤니티에서도 김해FC의 가입 승인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신청이 반려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이후부터다. 3부 리그와 2부 리그는 모든 부분에서 차원이 다르다. 특히 경기력 부분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야 오래 생존할 수 있다. 승강제 도입 이후 팀이 다시 K3리그에 내려오는 모습은 김해시민이라면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김해FC가 김해를 넘어 경남을 대표하는 스포츠 구단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