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 담은 진솔한 기록…돌봄의 일상이 지닌 숭고한 울림
“툭툭 내뱉는 사투리 속 웃음과 위로”…생활 속 체험 통한 성찰
김순이 작가가 첫 수필집 ‘순 이롭다, 순이롭다’(도서출판 경남)를 출간했다.
지난 2007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한 그는 창원문인협회, 소나무5길문학회, 가락문학회 등 지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꾸준히 글을 이어왔으며, ‘작가의 말’을 통해 예순을 앞두고 평생 품어온 ‘내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 출판하기’라는 꿈을 이번 신간을 통해 마침내 이뤘다고 했다.
이번 책은 일상의 단상과 삶의 경험을 풀어낸 40여 편의 수필을 묶은 것이다.
가족과 벗, 이웃과의 관계, 농촌과 산업현장에서의 기억, 그리고 생활 속 소소한 사건들이 글 속에 녹아 있다.
작가는 “특별한 것 없는 삶의 무늬들을 그려 모았다”며 “늘 달팽이걸음이지만 반듯하게 나를 세우며 살아왔는지 되돌아본다”고 집필 소회를 밝혔다.
김순이의 글은 미사여구보다는 직설과 사투리를 앞세운다.
소설가 이진숙은 평설에서 “갖은 양념을 더한 고급 요리보다 남새밭에서 갓 뽑은 채소를 흐르는 물에 씻어 와작와작 먹는 듯한 생생한 맛이 있다”며 “툭툭 내뱉는 사투리 속에 웃음과 위로가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책 속 수필 ‘창 너머 무지개’는 병든 시아버지를 씻겨드리는 며느리의 마음을 담백하게 그려내며, 가족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독자들은 글을 통해 ‘돌봄의 일상’이 지닌 숭고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김순이 작가의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버텨온 흔적’에서 비롯됐다. 젊은 시절 라디오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며 위안을 얻었던 경험이, 이제는 다른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글쓰기로 이어졌다.
수필집을 읽으며 ‘마을을 지키는 소나무는 허공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허공을 키워간다’는 표현이 떠올라 그의 글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 이롭다, 순이롭다’는 작가의 생활과 체험에 뿌리내린 진솔함이 묻어있고, 생활 속 체험을 통해 길어낸 보편적 성찰이 함께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 따스한 위로가 느껴지는 글을 두고 ‘좋은 수필’의 조건을 충실히 갖췄다는 평가를 내린다면 김순이의 수필집은 분명 좋은 수필에 해당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꿈을 접고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세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순이 작가는 현재 창원문인협회, 소나무5길문학회, 가락문학회에서 활동하며 지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출간은 개인의 꿈을 이룬 것을 넘어, 지역 문단에도 의미 있는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다.
‘순 이롭다, 순이롭다’는 단지 한 개인의 자전적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도 묵묵히 가족을 지켜낸 수많은 ‘순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수필집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삶을 지탱하는 평범한 일상의 가치와 문학의 따뜻한 울림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