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알려주는 토더기.

김해시를 대표하는 오리 캐릭터 ‘토더기’가 해냈다. 2일 시에 따르면 토더기는 ‘2025 대한민국 지자체·공공 캐릭터 페스티벌 공모전’에서 1등에 해당하는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 각 지자체를 대표하는 모든 캐릭터 중 으뜸으로 공공연히 인정받게 된 것이다.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10개 캐릭터 중 국민 투표에서는 2만 5천여 표를 얻어 이미 1위를 확정지었는데, 비록 표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김해시민만이 아닌 전 국민이 참여한 투표에서 이정도 득표를 했다는 것은 토더기의 네이밍이나 디자인이 대중적으로도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 심사 역시 평가 기준을 보면 ▲캐릭터 제작 배경 및 기획력 ▲스토리텔링, 성격, 개성의 콘셉트 반영 정도 ▲선·색·톤 등 디자인의 조화 ▲캐릭터의 매력도 및 대중성 ▲해당 지자체의 캐릭터 관리 여부, 사업 활용, 개선 계획 ▲상품화 및 확장성 등이 있는데, 토더기는 이들 기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관리 및 활용’ 부문이 전체 배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김해시가 그간 토더기라는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에 따른 성과도 우수했다는 점을 보여줘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 공모전의 진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 내에서는 토더기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존 거북이 캐릭터인 ‘해동이’가 토더기로 바뀌면서 김해의 역사성, 상징성, 정체성 등이 배제됐고 사회적 공감대도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정쟁 도구로 악용하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토더기를 향한 지적과 비판 의견들 모두 합당한 주장이고 변경 과정에 있어서 석연치 않은 부분 역시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토더기는 이미 햇수로 3년째 김해시를 전국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이번엔 ‘대상 수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한 번 더 명확히 입증해냈다.

각 지자체가 대표 캐릭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는 결국 도시를 널리 알리고, 대중에게 도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각종 사업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토더기는 아주 훌륭한 캐릭터이고 그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복잡한 것보단 단순한 것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심플한 디자인이 적용됐고 색깔 조합도 단순해 토더기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눈에 쉽게 들어오고 기억되기도 쉽다. 지역의 역사니 정체성이니 하며 이것저것 사족을 붙인 것보다 이러한 디자인이 훨씬 더 트렌드에 맞고 유행에 부합한 것이다.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역사, 문화, 상징, 정체성 등. 다 중요하고 잘 보존해야 되는 것은 맞지만 도시의 간판에까지 이런 요소를 드러나게 내세우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솔직히 재미없다. 사람들은 귀엽고 단순하고 재미있는 캐릭터와 그런 홍보방식에 흥미를 가지지, 대부분 그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에는 관심도 흥미도 느끼지 않는다. 그런 도시에 놀러가고 싶을 리도 없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역사회가 아주 오랫동안 ‘가야’로 엮이는 역사와 정체성에만 매몰돼 있었기 때문에 김해가 이렇게 특색 없고 재미없고 개성 없는 도시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걸 살리고 보존하는 일은 지역사회 안에서 하면 되고, 시 홍보는 다른 요소와 방식이 쓰이는 게 맞다. 최근 들어서야 토더기나 뒷고기와 같은 비교적 젊은 감성의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30년 가까이 김해의 대표 캐릭터로 수고해 준 ‘해동이’에게는 미안하지만, 해동이가 이번 페스티벌에 나갔다면 절대 1등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만큼 토더기는 높은 대중성과 호감도를 가진, 잘 만들어진 캐릭터이고 시대가 변화한 만큼 이제는 비판과 지적보단 토더기에 대한 응원과 사랑을 보내야 할 때다.

게다가 토더기가 김해라는 지역의 역사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토더기는 김해 주촌면에서 나온 가야시대 오리모양 토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고 이 시대의 오리는 물과 바다를 건너 다른 세계로 가는 영혼의 안내자, 풍요와 비를 가져오는 길조로 여겨졌다고 한다. 또 토더기를 제작한 사람도 김해의 청년 디자이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 지적을 하면 끝도 없고 답도 없다. 좋든 싫든 토더기는 김해의 얼굴이 됐고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더 이상은 토더기가 미움 받지 않길 바란다. 또 토더기를 통해 우리 김해시의 위상과 인기도 더욱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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