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소방서장 안병석

안병석 창원 의창소방서장
안병석 창원 의창소방서장

[안병석 창원 의창소방서장 기고]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사회 전반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한 전기 설비 사고를 넘어, 배터리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확산돼 대규모 시스템 마비로 이어지면서 ‘배터리 화재의 위험’이 곧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중대한 안전 문제임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지난 2023년 9월에도 창원 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고온의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확산되며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담당 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해 수 시간에 걸쳐 진화에 나서야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70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남겼고,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과 진압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한 사고였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스마트폰, 전기차, 노트북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 저장 장치로, 현대 사회의 편리함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기술이다. 그러나 높은 에너지 밀도와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과충전, 충격, 열 축적 시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또한 내포하고 있다.

특히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 화재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배터리 내부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화학 반응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폭발적 에너지를 내뿜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쉽지 않고, 완전한 냉각이 이뤄지기 전까지 재발화 가능성도 높다.

의창소방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리튬이온배터리 안전수칙 대국민 홍보 및 화재예방대책 추진 계획’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으며, 관련 시설에 대한 정기 안전점검과 화재 대응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화재 진압용 특수 장비를 확충하고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는 등 예방 중심의 안전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 역시 생활 속에서 배터리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것이다. 관련 안전 수칙으로는 배터리를 충격이나 낙하로부터 보호할 것, 정품 충전기 사용 및 과충전 방지, 충전 중 고온의 장소나 침대 위 등 가연성 물질 근처에서 사용 금지, 팽창 또는 변형된 배터리는 즉시 교체하고 임의적으로 분해나 수리 금지, 전기차 등 대형 배터리 제품은 제조사 권장 점검 주기 준수 등이 있다.

화재는 언제나 방심 속에서 찾아오며, 리튬이온배터리는 편리한 만큼 위험성도 공존한다. 하지만 작은 실천으로도 큰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데이터센터 화재, 창원 ESS센터 화재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시민 모두가 함께 ‘에너지 안전의 울타리’를 세워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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