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 판사 作)에서 작가는 AI발전으로 인간이 노동하지 않는 시대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상상한다. 그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지 못할 일은 많다고 했다. 돌봄이 필요한 분야와 상담, 사회체육 등 신체적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분야는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동네마다 배드민턴 가르치는 코치, 합창을 지도하는 지휘자, 악기 가르치는 연주자, 미술 설명하는 도슨트, 시각장애인이나 노인에게 책 읽어주는 사람 등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소소한 분야들에는 무궁무진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분야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 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이 있거나 수요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어떤 분야든 타인에게 행복을 창출할 경우, 뇌과학적 방법으로 자동 측정해 그것이 새로운 화폐가 되도록 하는 것을 상상한다. 행복 자체가 가치의 기준이 되는 것 말이다. 작가는 남을 한번 활짝 웃게 한 선행으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미래까지 상상한다. 그저 상상만 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일도 아닌 것 같다.
황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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