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나라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올해로 제86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날이 아니라,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던 근본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국권이 짓밟히던 시절, 수많은 선열은 가족과 안락한 삶을 뒤로한 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았다. 그들은 펜으로 세상을 일깨우고, 거리에서 외치며, 감옥에서도 꺾이지 않는 신념으로 나라의 내일을 꿈꾸었다.
그들의 이름은 모두 역사에 남지 않았으나, 그 정신은 오늘의 대한민국 곳곳에 여전히 살아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전쟁의 총성과 압제의 그림자 대신, 기억과 실천으로 그 뜻을 이어가야 한다. 순국선열을 기리는 일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국가의 힘은 경제력이나 군사력보다,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책임을 다하려는 국민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 정신이 이어질 때, 대한민국은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순국선열의 날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하고, 정의와 공정을 지키며,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곧 오늘의 애국이다. 독립의 완성은 외세로부터의 자유를 넘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의 양심과 책임으로 나라를 세워가는 데 있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금 다짐해야 한다. 이름 없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이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실천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깊은 예의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