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전화가 왔다. 정기검진을 받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평소 양치질을 열심히 했기에 이번에도 스케일링이나 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잇몸이 부었네요. 치주염입니다. 어금니 하나를 뽑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놀랐다. “치주염요? 이거 왜 걸리는데요?”라고 묻자, 의사는 ‘입 안 세균’이 원인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너무 걱정 마세요. 지금 당장 뽑는 건 아니니까요. 치료하면서 경과를 지켜보죠”라고 위로했다.

집에 와서 잇몸이 붓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의 무지함을 자책했다. 며칠 뒤 친구와 밥 먹다가 치주염에 대해 이야길 했다. 그런데 이 친구도 1년째 치주염으로 치료중이라고 했다. 친구는 평소 이가 갈릴 정도로 양치질을 세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치주염에 걸렸다고 한다.

친구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보좌관 시설 이가 11개나 빠졌다는 일화를 설명했다. 이 역시 치주염 때문이라고 했다. 친구는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면역력이 약해지면 치주염이 걸리는 것 같다”고 결론내렸다.

생각해보니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도 제작 과정에서 이가 6개가 빠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제 알 것 같다. 치주염은 충치와는 별개로 스트레나 과한 업무로 생활리듬이 불규칙하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보니 나도 지난 몇 달간 불면증에 시달린 것이 치주염의 원인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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