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문학 세계가 한 무대에서 만나는 예술적 장단(長短)의 향연
한국 문학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는 소설가 유익서와 시인 이중도가 오는 24일 오후 7시,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에서 합동 북콘서트를 연다. 이번 무대는 통영이라는 지역적 배경을 넘어, 두 문인의 문학 세계와 예술적 사유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1부 ? 두 작가의 문학 세계에 집중한 예술 무대
이번 북 콘서트의 중심은 ‘통영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두 작가가 구축해온 독특한 문학 세계를 독자와 나누는 시간이다.
기획 의도는 두 가지다. 첫째, 한국 예술 소설의 전설로 불리는 유익서 선생의 청빈낙도(淸貧樂道)의 삶과 문학 사상을 재조명하는 데 있다. 둘째, 투박하고 거친 리듬을 지닌 듯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섬세함과 장엄한 구조를 담고 있는 이중도 시인의 서사적 시 세계를 공유하는 데 있다.
유익서 선생은 한산도 작업실 입주(2009년) 이후 통영을 하나의 문학적 배경으로 삼아 왔으나, 그의 창작 방식은 지역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광대한 세계관, 방대한 자료 조사, 한국 전통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토대로 서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한국 예술 소설의 중심에 선 작가다. 통영과 직접 관련된 작품은 『한산수첩』, 『세 발 까마귀』, 그리고 이번 소설집에 실린 몇 편이 있다.
시인 이중도의 경우, 때로는 마초적 투박함을 지닌 어휘를 사용하지만, 그의 작품은 동시에 섬세하고 장중한 정서의 결을 띤다. 이는 서사시에 가까운 긴 호흡과 유년·고향·삶을 하나의 구조물처럼 엮어내는 리듬감에서 비롯된다.
◆2부 - 통영과 두 작가의 ‘만남’
문학적 논의가 중심이 되는 1부와 달리, 이어지는 2부에서는 두 작가와 통영의 인연을 가볍게 짚는다.
유익서 선생의 통영 창작 공간 이야기, 통영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 그리고 이중도 시인의 고향·기억이 텍스트로 전환되는 과정 등이 소개된다. 이는 북 콘서트 전체의 리듬을 가볍게 전환시키며, 문학과 삶이 교차하는 실질적 발자취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북토크가 아니라, 전통 음악의 장단 구조에 맞춰 설계한 하나의 공연 예술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근대 무용의 큰 발자취인 조택원의 ‘가사호접’을 통영교방 김정련 선생이 춤으로 풀어내며 북 콘서트는 상징적 절정에 도달한다. 공연은 정서완 선생이 진양조 첫 장단을 다시 연주하며 서서히 페이드아웃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관객에게 “두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린다”는 여운을 남기는 연출가의 의도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