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00인의 아빠단 7기 임성오 기고]
옛날 엄마가 육아와 가사를 모두 전담했던 시대에서 요즘은 아빠도 육아와 가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참여하는 분위기로 많이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직장에서 잦은 야근과 휴일 출근을 강요받고 아빠의 육아 참여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하고 소통을 나누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점점 팽배하면서 비혼주의로 인한 1인 가정, 딩크족이 점점 많아지면서 내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내기가 더욱 쉽지 않다.
육아 정보가 가득한 맘카페에 남자는 가입조차 불가능하고 간혹 아빠도 입장 가능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찾아보아도, 신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함은 기본이며 권력을 쥐고 있는 운영진 엄마들의 쉴 새 없는 메시지, 남편 비방 혹은 상업광고로 눈살이 찌푸려져서 금방 도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듯이 이 시대 아빠들에게는 '100인의 아빠단' 이라는 해결사가 존재하고 있었다.
육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잘 해보고 싶은 좋은 아빠들만이 가입된 '100인의 아빠단'은 이 시대의 진정한 청정 구역으로 매주 전문 멘토분으로부터 참신한 놀이법, 교육법을 배울 수 있고 미션을 수행하며 느낀 점이나 내 아이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오히려 다른 아버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댓글 메시지도 끊이지 않는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주관 경남 100인의 아빠단이 올해로 벌써 7기까지 진행 중인데, 나는 여태 아빠단을 모르고 있다가 올해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면서 처음 합류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이들 사진을 올리거나 우리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게 조심스럽고 망설여졌는데, 아빠단 활동을 계속 이어오신 선배 아빠단 분들의 열정 넘치고 적극적인 활동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미션 공지를 보고 게시글을 하나, 둘 올리던 게 어느새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고 게시글 숫자는 100개에 육박했다.
실제로 말 한번 섞어본 적 없는 분들인데도 '아빠' 라는 공통점을 두고 서로의 글에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 를 눌러주면서 묘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온라인 활동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도 많이 진행되는데 그 행사 하나 하나 너무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고 아빠인 나뿐만 아니라 아이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평일에 퇴근하면 '아이랑 뭐하고 놀아주어야 하지..?' '주말에 어디 데리고 가야 하지?' 모든 아빠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를 '아빠단' 에서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데 요즘 이보다 더 좋은 복지와 혜택이 있을까 싶다.
아빠단을 진행해주시는 모든 관련 담당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내년에 8기 모집을 하면 당연히 다시 또 지원하고 싶다. 그리고 주변에도 많이 알려줘서 좋은 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
아빠단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고 더욱 깊은 애착을 느끼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소중한 아이들을 안겨준 아내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또 감사하다.
연애하면서 혹은 결혼생활을 하면서 내가 상대를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어땠을까? 내 아내의 어릴 적 모습은 어땠을까? 하고 궁금할 때가 있다. 첫째 아들이 커가는 모습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둘째 딸아이에게서 아내의 어릴 적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아내가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아내도 장인어른, 장모님께 이렇게 사랑받고 귀하게 컸구나, 뜸뿍 사랑 받고 자란 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베푸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괜히 뭉클하고 더 잘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물론 아이들을 키우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두 줄을 보고 아이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던 순간, 나를 닮은 너무나도 작고 소중한 첫아기를 들어서 안았을 때의 감동의 깊이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의 동생에 대한 질투가 점점 심해지면서 힘든 시간을 겪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서 오빠가 동생을 데리고 재밌게 잘 놀아주고, 동생이 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며 까르르 웃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흐뭇하고, 정말이지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이러한 벅찬 기쁨의 감정은 글이나 말로서는 표현이 어렵고, 직접 겪어보고 느껴야 알 수 있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마치 기적과도 같다.
나는 주변에 연애하거나 결혼을 앞둔 지인에게 아이를 꼭 가질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쉽고 무난한 삶도 나쁘지 않지만 다소 힘들더라도 좀 더 다이나믹하고 벅찬 삶을 사는 게 어떠냐고.
요즘 경기도 점점 어렵고 각종 질병, 기후 위기 등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 대한 아빠들의 사랑이 건재한 만큼, 국가에서도 다양한 방법의 인구정책을 펼치며 노력하는 만큼 점점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로 변해가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