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꽃잎

이 원 복

진달래 고운 자태
점점히 붉게 물들어 가고
내 가슴에 그리움도
아리게 붉게 타들어 간다

가슴에 분홍빛 사랑 가르치고
살포시 꽃비 내리는 날
가슴에 남아 있는 아린 흔적도
지을 수 있으려나

헤어지는 것도 견딜 수 있고
잊혀지는 것도 두렵지 않다
마지막 꽃잎은 내일을 잉태하고
꽃은 다시 피어오를 테니

- (월간문학 vol. 681,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 시 해설

타들어 가는 것과 물 들어가는 것은 깊게 시간이 흐르고 변화가 진행됨을 말한다. 진달래가 붉어지고 그리움이 타들어 가는 것을 촛불에 비유해 보면 밝게 빛나면서 주위를 환하게 하고는 하얀 연기로 사라지면서 까만 심지 하나 남기는 것과 같다. 가슴속 그리움이 아리고 붉게 타들어 가면 사랑은 더 깊어지고 별빛도 무지개도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시인은 사랑이란 팽창하는 기운 같음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분홍빛 꽃잎이 분분히 날리는 날이면 환희심으로 사랑 때문에 아렸던 가슴의 자국도 아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시인은 ‘헤어지는 것도 견딜 수 있고 잊혀지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한다. 이는 사랑을 알고 난 뒤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고 긍정적인 마음이며 믿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표현이다. ‘마지막 꽃잎은 내일을 잉태하고 꽃은 다시 피어오를 테니’라고 하지 않는가, 내일이라는 미래가 올 것이며 다시 꽃이 재생할 것임을 확신하면 생명의 유한성에 대한 불안도 떨쳐 버리겠다.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시향문학회, 시와시학 문인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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