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당당한방병원 문성욱 부장(한의사) 칼럼 의학 칼럼

암 수술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회복의 새로운 시작이다. 유방암, 간암, 대장암, 위암처럼 주요 장기의 수술을 받으면, 겉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잘 아물어도 몸속에서는 여러 기능들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기 쉽다. 유방암 환자는 팔의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고, 간암 환자는 체력 저하와 피로감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 위암 환자들은 수술 이후 소화가 편치 않거나 복부가 당기는 느낌을 호소한다. 암의 종류마다 특징적인 증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변화를 경험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수술 후에는 여러 신체의 기능이 약화되어 있어 작은 활동에도 피로가 쉽게 쌓이고, 회복이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 수술 후 재활’이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강조되고 있다. 재활은 단순히 통증을 줄이거나 근력을 키우는 과정이 아니라, 수술로 인해 약해진 신체 기능과 흐름을 다시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암 수술 후 재활에서는 의학과 한의학이 함께 접근할 때 회복 과정에 도움을 더할 수 있다. 의학적 검사 중 혈액검사는 염증 수치, 간 기능, 영양 상태, 빈혈 여부 등을 확인해 지금 몸의 회복 속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한지, 현재 회복 단계에서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한의학적 치료가 더해지면 순환, 체력, 소화, 수면 등 수술 이후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전신 컨디션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치료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듯 이루어지면, 환자의 몸 상태를 한쪽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살필 수 있어 회복 흐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회복 과정에서 적용되는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목표에 맞춰 다양하게 조합된다. 수술 부위가 굳어 움직임이 제한될 때는 도수치료로 조직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고, 유방암 환자에게 흔한 림프부종은 림프도수치료를 통해 림프의 흐름을 되돌려 붓기와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전신 피로감이 오래 갈 때는 깊은 층의 순환을 돕는 고주파온열치료, 조직 회복과 산소 공급을 돕는 고압산소치료가 회복에 힘을 더한다. 중요한 것은 치료 항목 하나가 아니라, 환자의 몸이 어떤 회복 과정을 필요로 하는지에 맞춰 치료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암 종류마다 회복 과정에 차이가 있지만, 재활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바로 ‘수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쉬기만 해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회복을 더욱 안정적이고 빠르게 만든다. 피로, 붓기, 움직임 제한, 소화 불편 같은 증상은 대부분의 암 환자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이며,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재활의 핵심이다.

암 수술 후 재활은 치료가 끝난 뒤 따로 떼어 생각해야 하는 선택이 아니라, 환자가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다. 수술 이후 몸의 변화를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맞는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면 회복의 방향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안정적일 수 있다. 수술 이후 이어지는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과정이며, 재활은 그 흐름을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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