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이 또다시 난관에 섰다. 정부가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2개월 늘린 106개월로 조정하며 백지화 위기는 넘겼지만, 이는 사업 지연의 공식화와 다름없다. 현대건설의 이탈이 촉발한 혼선은 결국 새 판 짜기로 이어졌고, 착공은 내년 하반기, 개항은 2035년으로 6년 늦춰졌다. 문제는 이러한 지연이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경남 경제 전반에 실질적 충격을 주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 산업 구조를 바꿀 핵심 인프라로, 항공 물류 혁신과 항만·철도 연계, 조선·기계·항공부품 산업 확장, 글로벌 기업 유치 등 대규모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돼 왔다. 특히 경남은 항공우주·기계·부품 산업이 밀집한 만큼 신공항의 직·간접 수혜가 큰 지역이다. 그러나 개항이 6년 미뤄지면서 기업 경쟁력 제고의 기회 역시 뒤로 밀려났다. 사업 지연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다. 신공항을 전제로 추진되던 산업 전략과 물류 확충, 기업 투자 계획은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사천·김해·창원 기업들이 기대하던 물류 혁신 효과도 늦어지며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 공항 지연은 결국 경남 기업에게 높은 물류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지우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경남의 인구 감소·산업 공동화와 맞물린 타이밍 상실이다. 동남권 메가시티, 우주항공청 산업 확장, 스마트 제조업 전환 등 대형 프로젝트는 신공항과 연계돼야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그러나 공항 지연은 경남의 전략 동력을 약화시키고,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경남을 다시 주변부로 밀어낼 위험이 있다. 이제 경남의 대응은 정부에 공기 단축을 위한 기술·행정 지원 방안 마련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신공항 지연에 대비한 대체 물류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 더불어, 신공항 연계 산업을 미리 구축하는 선제적 투자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은 경남의 미래를 가를 국가 핵심 사업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공기가 늘어난 지금, 경남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지연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전략만이 경남 경제를 다시 중심으로 끌어올릴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