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두 개인 이유
한 눈으로 세상을 보려면
찡그릴 수밖에 없다
구부러지는 세상 바르게 펴려면
이 편에서 저 편에서
공평하게 보아야 한다
- 이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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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위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눈동자가 없는 눈 같은 것이 저쪽 편에 생겼다. 반대편에 외눈박이 눈동자 하나가 보인다. 왠지 무섭다. 두 눈을 부릅뜨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도 쉽지 않을 텐데, 아무리 잘 본다고 해도 두 눈이 합심하여 보는 세상만 할까. 한 눈을 감고 한 눈으로만 보는 세상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약간은 왜곡되어 보이기 쉽다. 균형 있게 이 쪽 저 쪽 잘 살피기도 어렵다. 이 편도 잘 보고 저 편도 잘 봐서 공평하게, 행여라도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라고 조물주는 우리에게 두 눈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니 한 편으로 치우지면서 본 세상이 전부라고 우기지 말고 다른 편과도 협의하여 똑바르게 잘 살피도록 해야 한다. 내 편만 옳고, 니 편은 그르다고 서로를 밀어내기만 한다면 영원히 올바른 세상을 볼 수는 없다.
글. 이기영 시인
◇ 이기영 시인은 (현)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총장이다.
뉴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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