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깊어야 한다
높아야 한다
넓어야 한다
무슨 소리
잘 보면 된다

- 최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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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안목은 다 필요없지요. 딱 하나 잘만 보고 뽑으면 됩니다. 눈이 높을 필요도, 눈이 깊거나 넓을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내게 필요한 걸 고르는데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거기에 잘 맞춰서 딱 뽑으면 되지요. 저렇게 확실한 매의 눈으로 본다면 틀림없을 겁니다. 시인은 어떻게 저렇게 매의 눈을 닮은 나무를 찾았을까요. 확실히 안목이 좋습니다. 제목과 사진과 시적언술이 ‘상호배타적 완결성’을 가지면서 이 작품은 쉬우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좋은 디카시입니다. ‘디카시는 쓰기는 쉬운데 좋은 디카시를 쓰기는 어렵다’다고 합니다. 쉽게 쓰면서도 많은 함의를 갖기가 어려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을 쓸 때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이 들려주는 말을 귀담아 듣는다면 분명 좋은 안목이 생겨서 잘 볼 수 있을 겁니다.

글. 이기영 시인

◇ 이기영 시인은 (현)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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